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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메밀의 시선_션 베이커 시리즈] 탠저린 리뷰 본문
*탠저린* 리뷰: 크리스마스이브, 그녀들의 뜨거운 하루 영화
*탠저린*(2015)은 한마디로 강렬하다. 그 흔한 할리우드의 화려한 조명이나 부드러운 카메라워크는 없다. 대신, 로스앤젤레스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두 명의 트랜스젠더 성노동자가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며 벌어지는 거친 하루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아이폰 하나로 촬영된 이 영화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독특한 에너지와 현실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단순한 코미디 같지만, 그 안에는 삶의 애환과 웃음, 그리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담겨 있다.
“배신과 복수, 그리고 우정”
영화는 주인공 신디(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스)가 28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녀를 반기는 친구 알렉산드라(마이아 테일러)는 곧 그녀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신디의 남자친구이자 포주인 체스터가 그녀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이 한마디에 신디는 분노로 활활 타오르며, 로스앤젤레스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 체스터와 그 ‘다른 여자’를 찾아 응징하는 것. 하지만 단순한 복수극으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점차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신디와 알렉산드라의 우정,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
“아이폰 카메라, 거리의 생생한 질감을 담다”
*탠저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촬영 방식이다. 전편이 아이폰 5S로 촬영되었다는 사실은 많은 관객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저예산의 한계를 뛰어넘는 리얼리티를 만들어낸 숀 베이커 감독의 연출은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카메라는 신디와 알렉산드라의 뒤를 쉴 새 없이 따라다니며, 할리우드 뒷골목의 생생한 풍경을 보여준다. 빠르게 이동하며 잡아내는 길거리의 빛, 사람들의 표정, 어수선한 도시의 소음까지 – 이 모든 것이 영화의 독특한 질감을 형성하며 마치 우리가 그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캐릭터의 힘: 거칠지만 사랑스러운 그녀들”
신디는 거칠고 직설적이며, 한시도 입을 쉬지 않는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다. 그녀의 행동은 종종 무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랑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다. 반면 알렉산드라는 차분하고 현실적인 성격으로, 신디의 극단적인 행동을 제지하려 노력한다.
이 두 사람의 케미는 영화의 핵심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때로는 다투면서도 결국엔 다시 서로를 감싸 안는 모습은 깊은 우정을 넘어선 가족애를 떠올리게 한다.
한편,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인 아르메니아 출신의 택시 운전사 라즈믹(카렌 카라글라니안)은 이들의 세계에 엮이면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그는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며, 영화의 사회적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밝음과 어둠 사이, 삶의 무게”
*탠저린*은 웃음으로 시작하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현실적 무게가 존재한다. 주류 사회에서 벗어나 있는 신디와 알렉산드라는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살아간다. 영화는 이들의 삶을 동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설적이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모든 여정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뜨거운 하루를 보내고 난 후,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를 위한 따뜻한 한마디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결론: 길거리 위의 작은 서사시”
*탠저린*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정반대의 길을 간다. 화려한 CG나 멋진 드라마틱한 전개 없이, 단순한 하루를 통해 삶의 다양한 층위를 보여준다.
한바탕 소동 같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엔 신디와 알렉산드라의 얼굴이 머릿속을 맴돈다. 우리는 어쩌면 이들과 같은 누군가를 거리에서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삶은 거칠고 아름답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탠저린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
1. 독창적인 촬영 기법 – 아이폰 촬영만으로도 얼마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 현실적인 캐릭터 – 허구 같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인 그녀들의 이야기.
3. 사회적 메시지 – 성소수자의 삶, 이민자의 현실, 도시의 이면까지 다양한 주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4. 경쾌하지만 묵직한 감성 – 웃고 있지만, 끝에는 깊은 여운이 남는다.
영화 *탠저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따뜻한 영화는 아니지만, 뜨거운 현실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싶다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이 크리스마스이브,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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